조원재 <방구석 미술관> 후기

미술 관련 서적의 베스트셀러 방구석 미술관을 읽어 보았습니다. 미술은 어려운 취미라는 편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팟캐스트의 진행 경험이 있는 저자는 보다 재밌는 이야기로 이러한 편견을 깨뜨리며, 그림에 대한 접근을 한결 수월하게 해 줍니다. 방구석 미술관의 독서 후기를 포스팅해 보겠습니다.

 

 

 

 

조원재 방구석 미술관

나에게 미술은 어렵다.
인상주의, 야수주의 등등 여러 사조들과 역사를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물론 그러한 면도 있지만), 우리가 흔하게 보는 유명하고 비싼 작품들이 어째서 그만한 가치와 위상을 지니게 되었는지 아무리 보아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알 수 없음'은 근대, 현대의 작품들을 보면 더욱 심하게 느껴진다. 위대한 화가 피카소가 가진 위상을 떠올리고 그가 그린 그림을 보면 정말 매치가 안 된다. 그림의 가격을 생각하면 더욱 어지러워진다. 오히려 10대의 피카소가 그린 (위대하지 않은) 멀쩡한 그림들이 내게는 더욱 감탄스럽고 감동적이다.

이것은 미술에 대한 나의 무지 때문인가? 아니면 미술은 그저 그들만의 취미이기 때문인가?

 

(피카소 15세 이후의 그림) THE OLD FISHERMAN-Oil on canvas

 

 

방구석 미술관 후기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그저 그림을 감상하고 그때그때 무언가를 느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음악을 듣듯, 영화를 보듯. 그림을 보고 자신만의 감정을 느끼면 된다는 것이다. 예술을 대하는 좋은 태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알고 싶었다. 내 눈엔 그 어떤 특별함도 느껴지지 않는, 뭘 그렸는지 알 수도 없는, 이 낙서 같은 그림들의 매력은 도대체 어디에 숨겨져 있는 것인지. 수억에서 수백억을 호가하는 이 그림들을 그들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기에 큰돈을 들여 구매하는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미술과 관련한 책들을 검색해 보았고 가볍고 편하게 시작할 수 있다는 방구석 미술관을 읽어 보았다.

 

 

 

 

화가의 삶을 이야기하는 책

주로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에 주목받던 화가들을 소개하는 조원재 작가의 방구석 미술관은 많은 사람들의 후기처럼 미술사와 화가의 이야기를 적절히 버무려 재미있게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림 한 장을 띄워놓고 이 그림은 무슨 무슨 파에 어떤 특징이 있으며...... 하면서 지식을 전달하기보다는 화가의 삶, 그중에서도 그림에 영향을 주었을 만한 이야기와 사건들을 그림과 함께 보여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어떤 계기로 화가가 되었는지, 미술의 기초는 어떻게 익히고 누구에게 영향을 받았는지, 그가 겪은 고난은 무엇인지,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사상을 가지며 무엇을 계기로 지금의 스타일을 얻게 되고, 어떻게 대중의 관심을 받았는지 등 다른 무엇보다 작가의 삶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물론 그 와중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미술에 관한 지식은 교양서적으로서의 가치와 흥미를 잃지 않게 합니다.

 

방구석 미술관 표지

 

 

마무리

총평 ★★★☆

책은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그들의 인생에 닥친 여러 사건들이 어떤 식으로 그림에 표현되었는지를 지루하지 않은 이야기 속에 잘 넣어두었던 책이었다.

여러 화가들의 작품이, 그들이 표현한 미술운동이 어째서 그런 높은 위상을 갖게 되었는지를, 그리고 낙서 같은 그림들이 실상은 많은 시도와 도전 끝에 그려진 고민의 결정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수백억의 피카소 그림보단 어릴 적 작품들이 좀 더 잘 그린 그림으로 보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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